오늘 하루는 정말 바쁜 하루였습니다.
6시에 일어나 자막 만들고, 학교 가서 수업 듣고, 오후에는 장대비 속에서 축구를 두 시간...
끝나자마자 씻고 부천으로 달려가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집에 오니 자정이네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었기에 리뷰랄 것까진 없고 감상글이나 끄적여보겠습니다.
내용 누설이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백스페이스를...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하 시달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는 아마 이 그림이 더 익숙하지 싶습니다.
시달소는 일본의 국민SF소설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1983년에는 첫 영화화가 이루어졌고 극장용 애니메이션화도 이루어지고 드라마로도 몇 차례 방송된 적이 있을 정도죠.
이번에 새로 제작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2010이란 부제 아닌 부제에서 보듯이 가장 최신작입니다.
이 영화가 앞선 시달소들과 다른 점이라면 원작 소설에서 이어지는 진정한 속편이랄 수 있다는 부분이겠죠.(애니 시달소는 사실 외전에 가깝습니다.)
우선 영화의 플롯이나 전개 자체는 지극히 단순합니다.
사실 복잡할 수도 없죠 ;
특히나 원작 소설이든, 1983년의 영화든, 애니메이션 시달소든 이미 접한 사람에게는 '타임 리프', 그리고 사랑 이야기라는 두 가지 테마가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한정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미있게 다가왔던 큰 이유는,
주인공을 맡은 나카 리이사 씨의 연기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카 리이사 씨는 애니 시달소에서도 주인공 마코토의 성우를 맡으셨습니다. 시달소에서만 주인공 2관왕이군요.)
나카 씨는 이런 아카리의 여고생이기에 가능한 발랄함과 귀여움을 제대로 어필해줬습니다.
전 보면서 내내 흐뭇하더군요.(...저만 그랬나요 ; )
울 땐 울고, 웃을 땐 웃는 솔직한 캐릭터는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아카리가 딱 그런 캐릭터였죠.
나카 씨가 연기한 이런 아카리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영화 전반을 이끌어나간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인공들의 관계의 역전입니다.
(일단 제가 본 작품이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 시달소이기에 이 두 작품만 가지고 논해보겠습니다.)
원작 소설과 애니 시달소의 공통점은 미래에서 온 남자 주인공이 있고 여주인공이 짧은 타임리프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올라간다는 구도였습니다.
그랬던 것이 이번 시달소에서는 그 포지션이 역전되어 주인공인 아카리가 과거로 타임리프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주인공인 료타를 만나게 되죠.
(이런 구도의 역전 때문에 반대로 료타가 짧게 타임리프를 하는 건 아닌가 했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남정네가 발바닥에 땀나게 뛰는 모습을 안 보게 돼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이전에는 두 주인공이 양분해 가진 '미래인', '타임리프'라는 설정을 아카리 혼자 독차지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여고생이라니.
없던 매력도 생길 수밖에 없었군요.
아무튼 영화 자체는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을 자랑하지만 중간 중간 웃을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지루할 틈 없이 무난하게 완결까지 달려갑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시달소는 스토리상 '요시야마 카즈코'가 주인공인 원작 소설에서 이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원작 소설이나 옛 시달소 영화의 감상이 어느 정도는 필수적입니다.(회상 처리로 어느 정도는 설명을 해주니 도저히 못 볼 정도는 아닙니다만.)
혹시 뒤늦게라도 보러 가실 분이나 나중에 국내 개봉이 이루어진다면 그때 보실 분께선 참고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나카 씨, 귀여워요, 나카 씨.
PS//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타임리프를 할 때의 그 CG들은 정말이지...
솔직히 좀 그랬습니다 ;
PS// 이번에도 안 알아보고 그냥 갔다가 아무 준비도 못 한 상태로 GV를 갖게 됐습니다.
감독인 타니구치 마사아키 씨와 주연인 나카 리이사 씨가 왔더군요.
멀리서 봐서 자세히는 못 봤지만 나카 씨는 살짝 갸루틱한 메이크업이었습니다. 영화 안에서의 모습도 귀엽던데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 인사할 때 '종이 꺼내봐도 돼요?'는 빵터졌습니다.
혹자는 겨우 두마디할 거 준비 좀 하지 그랬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오늘 막 왔다잖아요.
시간도 없었을 테고 비도 쏟아지는 마당에 오기도 힘들었을 텐데 그 정도는 너그럽게 봐줍시다. 귀여웠으니까 됐잖아요.
............아, 콩깍지인가 봅니다 ;
PS// 스틸컷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제 올해 볼 영화는 7작품 남았군요.